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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로그

음반 심의 포기하는 여성가족부, 왜?

by @딜레탕트 2011. 8. 29.



여가부의 오늘(8월 29일) 배포한 보도자료 중 유독 눈에 크게 들어오는 게 하나 있다.
최근 들어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음반 심의와 관련된 내용이었다.


여성가족부 홈페이지 캡쳐


청소년 유해음반지정에 대해서 앞으로는 음반업계가 자율적으로 심의를 실시하라는 것.
그리고 유해음반 심의 기능 전부를 민간에 이양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는 것.



여가부는 갑자기 왜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된 걸까?


갑자기 왜 이 같은 결정을 내렸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밀려온다.
'피식~!'하고 맥빠지는 웃음만 새어 나오는 걸 보면
그저 나 혼자만의 쓸 데 없는 생각이라는 걸 깨닫게 된다.

최근 여가부는 청소년 유해매체로 지정했던 노래를 제작한 연예기획사들에게 엄청 시달리고 있는 모양새였다.

더 발라드의 '니가 너무 그리워(SM엔터테인먼트)'는 소송에서 패했고,
비스트의 '니가 그리운날엔(큐브 엔터테인먼트)'은 한창 진행 중이니.....

게다가 그와는 별개로 1020세대가 내뱉고 있는 거친 항의에는 제대로 대응조차 못하고 있다.

그 뿐만이 아니다.

정부여당에서는 무상급식 주민투표 패배의 원인 중 하나를 여가부에 전가시키고 있으니
여가부가 느껴야 했을 압박감은 엄청났을 거란 얘기다.
누군가 이에 대한 짐을 덜어주겠다고 나서기라도 한다면
얼른 벗어버리고 싶을 정도로......



자! 그렇다면 여기까지 오게 된 과정을 한번 되짚어 볼까?


지난 8월 16일, 여성가족부 산하 청소년보호위원회에서는
그룹 2PM의 '핸즈업'과 인디밴드 10cm의 '아메리카노'에 대해 청소년유해물 판정을 내려 버렸다.
요즘 나가수에서 한창 새로운 전성기를 일구고 있는 김조한의 '취중진담' 역시 이들 노래와 운명을 함께 하고 있고.

이유는?
바로 청소년에게 술과 담배를 권하는 듯한 뉘앙스를 풍긴다는 거다.

과연 그럴까 싶다.
요즘 청소년, 단지 노랫말 표현에 자극을 받을 수 있다고 믿는다는 건 착각일 뿐이다.
그런 생각 자체가 너무나 구태스러워 보인다.

어쩌면 여가부는 그 시점부터 스스로가 문화전쟁을 일으킨 거다.
그것도 절대 이길 수 없는 최악의 결과를 향해.

그러니 주민투표 패배에 악영향을 끼쳤다며
질타를 퍼붓는 보수성향 매체에 대해서도 주눅이 들 수밖에.



그래서 결론은?


요즘 강정마을 사태가 심상치 않다.
공안정국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곳곳에서 들린다.

그러니 음반 심의와 같은 일로 해서
1020세대들까지 등을 돌리게 할 필요는 절대로 없는 거다.
적어도 지금 입장에서는 부담만 가중시킬 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왜?
10월 26일이 기다리고 있으니까.

"서울시장과 함께 어쩌면 서울시 교육감까지......?"

곽노현 교육감을 찍어낼 수 있다면
그날의 재보선도 어찌어찌 해볼만 하지 않겠냐는 장밋빛 무드가 형성되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그러니 여가부가 진행하고 있는 작금의 활동은 긁어부스럼.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여가부의 행동에 제동을 걸어야 했을지도......

허나 글쎄다.
진보진영에서 혹여라도 들고 나올지 모를 기상천외한 정공법이 어떤 거냐에 따라
결과는 충분히 달라질 수 있으니까.

무엇보다 선거라는 건 투표 결과에 달려 있으며,
내 주장안(案)에 잉크를 묻힐 수 있게 하는 건 오직 민의(民意)뿐일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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