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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로그

영화 '봄, 눈'을 위해 삭발했다는 윤석화의 프로다움과 아름다움

by @딜레탕트 2011. 12. 19.



가족이 함께 볼 만한 영화, 그 감동의 중심에는 늘 아버지와 어머니가 있다.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우리네 가족 이야기가 영화를 보는 내내 연상되기도 하고, 투영되기도 해서일 게다.

요 며칠 계속해서 '봄, 눈'이라는 제목을 가진 영화에 대한 이야기가 들려온다. 최근 크랭크업을 마친 이 영화를 제작한 판씨네마가 오늘 배포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평범한 엄마 ‘순옥’ 역할을 맡은 배우 윤석화가 삭발투혼까지 보였다고 하니 기대감과 궁금증이 커질 수밖에 없는 모양이다. 잠시 판씨네마가 하는 얘기를 들어보기로 했다.

영화 '봄, 눈'은 한 여인이 가족들을 두고 죽음에 이르는 과정을 다룬 영화라 한다.
가족을 두고 떠나야 하는 엄마, 그 처연한 슬픔과 아픔 속에서 영화는 또 다른 희망을 보여주려 하는가 보다.

영화에서 항암제 치료를 받는 순옥은 머리를 감다가 머리카락이 힘없이 뭉텅이 채 빠지는 모습을 보고 말 한 마디 없이 조용히 머리를 자른다. 

공기조차 숨죽이고 있는 것 같은 침묵 속에서 들리는 것은 서늘한 가위 소리뿐...


매정하리만치 단호하게 머리카락을 잘라내는 가위질 사이사이 울음을 억눌러 참는 순옥의 신음소리가 간간히 들려온다. 곧이어 윤석화의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토해낸 것 같은 묵직한 한숨은 눈 깜짝할 사이 서러운 울음으로 변한다.

그러나 그 그득한 감정을 담담한 척 가슴 안으로 삼키고 다시 단호하게 가위질을 하는 윤석화의 처연한 모습, 정작 본인은 잘 참아내는 모양이겠지만 보는 이들에게는 한 바가지의 눈물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여성에게 있어 머리카락은 커다란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영화를 위해 본인의 머리를 싹뚝 자른다는 것이 그래서 어렵다는 것이고, 그때마다 뉴스를 통해 화제가 되는 모양이다. 아주 예전 기억 속에는 파르라니 깎은 강수연이 어찌나 애처롭게 보였던지...

삭발 연기를 펼친 윤석화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보통의 다른 영화에서 분명히 암으로 투병을 하면서도 환자의 머리 모양이 전혀 변하지 않는 것이 관객의 입장에서 늘 안타까운 점이었다. 그래서 이 부분에서는 머리를 자르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감독님께 먼저 이야기하게 되었다. 연기를 위해서 머리를 자르는 것에 대한 부담감은 전혀 없었다. 그러나 순옥의 입장이 되니 한올 한올 떨어져 나가는 머리카락이 그녀의 고단했던 인생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아 나도 모르게 오열을 하게 되더라. 삭발을 하면서 걱정되는 건 다만 우리 아이들이 엄마 머리를 보면 놀라지 않을까 하는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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