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니, 그리 힘들게 부어오더니 왜 이제서 해약하려는데?
- ……
그리 살기 힘들어서 어쩌냐? 나라도 좀 있으면 빌려줄 테데……
- 객적은 소리 그만 하고, 술이나 한 잔 해라.
퇴근길 호프집이나 삼겹살집에서 가끔 들을 수 있을 법한 대화 내용입니다. 그래도 우리네 부모님들은 계나 적금을 한 번 들면 악착같이 만기까지 채웠던 것 같은데, 요즘 뉴스를 보면 이런저런 이유로 인해 적금을 깨거나 보험을 해약하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오늘 KB경영연구소가 발표한 '한국 금융소비자의 중도해지 및 환매 행태 연구'에 따르면, 최근 들어 금융상품에 대한 중도해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데, 그와 같은 현상을 주도하는 계층이 바로 생활자금이 궁한 30∼40대 중소득층의 남성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글쓴이 역시 그 대상에 '낑가있다(?)' 보니 결코 남일 같지만은 않더군요.
국민은행연구소 제공 구체적 수치를 언급하자면 금융상품 중도해지자 10명 중 6명이 월평균소득 '250만 원∼600만 원' 인 30∼40대 중소득층이었다고 합니다. 또한, 우리나라 금융소비자 중 64%가 과거 1년 이내 금융상품의 중도해지 경험이 있으며, 이들 중도해지자는 평균 2.2개의 금융상품을 중도해지 한 것으로 나타났다는군요. 금융상품 중 예적금을 중도해지한 경우는 전체 금융소비자의 52%로 금융상품 중 가장 높은 해지율을 나타냈습니다. 대부분이 목돈이 필요해서, 또는 생활비가 없어서 중도해지를 선택했던 모양이고요. 실제 해지자금의 1/3정도를 일반 생활자금으로 사용했다고 하니 틀림은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안타까운 것은 중도해지한 예적금 상품의 만기가 2년 정도밖에 남아 있지 않은 상태였다는 것, 1/3이상은 세제혜택이 있는 상품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어쩔 수 없이 중도해지를 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유동자금부족에 시달려 왔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한창 사회에서 능력을 펼쳐나갈 30대 월평균소득 '250만 원∼400만 원'인 중저소득층이 예적금중도해지자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은 정말이지 가슴 아프게 하더랍니다. 예적금중도해지자가 들으면 천불이 날 소리겠습니다만, 그래도 예적금을 해지한 경우라면 보험과는 달리 원금이라도 손에 쥘 수 있으니 그나마 다행이란 생각입니다. 오죽이나 답답했으면 원금보존이 어려운 보험까지 해약했으련만, 그런 경우가 전체 금융소비자의 23%나 된다고 하니 어떻게 말을 잇지 못하겠더랍니다. 경제사회의 중추라 할 수 잇는 30대∼40대가 보험해약의 60%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자영업자의 중도해지율도 높게 나타났다는 것은 이 세상 살아가기가 너무나 힘들다는 걸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목돈이 필요해 보험을 해약하는 경우가 30% 이상이나 된다는 것과 앞으로 납입해야 할 보험료, 여전히 남아있는 납입기간이 부담스러워 해약을 선택했다는 것도 같은 맥락일 테고요. 이와 같은 금융상품 중도해지자들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이어지게 될 터인데요, 지금이라도 본인 또는, 본인 가구의 소득과 예적금에 들어가는 금액의 규모를 다시 한 번 점검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보험인 경우에는 혹여라도 불필요한 보장이나 본인이 모르는 상태에서 중복된 보장내용으로 가입이 되어 있는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을 테고요. 그리하여, 전체적으로 본인의 재무상태를 스스로 진단하고, 보다 효율적인 방향으로 리모델링 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 보장자산 잘 만들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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