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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로그

2NE1 성공학개론, 미쳐야 미친다?

by @딜레탕트 2011. 9. 4.



유투브에서 2NE1을 검색해 보면 유난히 눈에 많이 띄는 게 있다. 바로 2NE1 '따라쟁이'들의 멋진 모습들이다. 그리고 다양한 피부색을 가진 그들 워너비 외국인들의 모습에는 2NE1을 닮고자 하는 선망의 눈빛이 얼마나 진실되고 간절한 것인지 쉽게 알 수 있다.

바로가기 : http://www.youtube.com/results?search_query=2ne1+cover&aq=f


문득 옛 기억이 떠올려진다. 70~80년대 팝송이 우리나라에 인기를 끌었을 때, 우리는 뭔가에 홀린 듯 흥얼거렸다. 뜻도 뭐도 모른 채 그냥 그 리듬과 선율, 그리고 감미롭게 전해지는 가사의 느낌이 좋았기 때문이었다. 늦은 밤 '이종환의 밤의 디스크 쇼'에서는 평상시 좋아하던 팝송을 배경음악으로 삼아 그 노래의 가사를 편지나 시처럼 낭송해주기도 했었다. 물론, 한글로 번역한 노랫말이었는데, 미친듯이 받아쓰고 또 그 내용을 암기하는데 많은 공을 들이기도 했다.

세월이 흐르면서 오디오 시대는 비디오 시대로, 나아가 복합적인 비주얼 시대로 변화하기 시작했다. 인터넷의 발달은 더욱 더 세상의 벽을 허물어 갔고, 지구촌 반대쪽의 뉴스를 실시간으로 전해들을 수 있게 되었다. 취미나 관심이 있다면 이젠 얼마든지 정보의 공유가 가능해졌다. 그러니 세계인의 2NE1 따라하기가 그리 이상한 일은 아니다.


그렇다면 왜 세계인들은 2NE1에 열광하고 있는 걸까?


언제였을까? 아직 어린 두딸이 뭔가에 흥이 났는지 갑자기 동작을 똑같이 맞춰 "뽀삐 뽀삐 뽀삐 뽀삐 뽀삐 아~! 뽀삐 뽀삐......"라며 알아듣기 힘든 노래를 중간 중간 손을 치켜들기도 하고 뒤 돌아 엉덩이를 흔들기도 했는데 그게 너무나도 귀여워 보였던 거다. 두딸의 동작과 노래에서 정확히 일치되었던 임팩트 타이밍이 그저 신기하기만 했다.

재미도 있고, 예뻐보이기도 해서 "다른 거 할 줄 아는 거 있으면 또 해"보라고 했다. 기다렸다는 듯이 두딸은 또 함께 뭐라뭐라 웅얼대더니 "아 돈 케 에 에 에 에 에 아 돈 케 에 에..."를 불렀고, 그걸 보고 있던 난 너무나도 즐거워했었다. 나중에서야 그 노래와 율동이 바로 '티아라의 보핍보핍'과 '2NE1의 I Don't Care'라는 걸 알게 되었다.

뜻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여섯살, 일곱살 딸이 좋아라 따라 불렀던 이 노래들은 유튜브 동영상을 통해 전 세계에 소개되었고, 우리 두딸이 그랬던 것처럼 어느 새 세계인들도 이 노래와 춤을 따라하는 '따라쟁이'가 되어 있었던 거다.


그런데 여기에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이렇듯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게 만든 것은 여러 가지 조건들이 부합했기 때문이라는 거다. 그것이 과연 뭘까?


양현석 대표와 2NE1 - OSEN


첫째는, 첫 시작부터 국내용이 아니었다는 거다. 멤버와 곡을 탄생시키는 모든 초기단계에부터 철저히 세계시장을 목표로 기획되었다는 거다. 국내에서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먹힐 수 있도록 말이다.

둘째는, 그러한 목표에 걸맞는 능력이 갖추어질 때까지 멤버들 스스로 죽도록 트레이닝을 했다는 거다. 그리고 기획사에서는 멤버 개개인이 가진 음악적인 능력이 데뷔하기에 부족함은 없어 보일지라도 보다 큰 무대로 나아가길 바라며 철저히 상품가치를 키워냈다는 거다.

셋째는, 기획사의 마케팅전략이 정말로 뛰어나다는 거다. 무대에서 보여줘야 더욱 빛나 보이는 비쥬얼적인 곡과 음반이나 음원으로 감상해야 더 가치있어 보이는 오디오적인 곡을 적절히 배합하고 그 곡에 걸맞는 마케팅에 주력했던 거다. 상품가치를 한층 고급스럽게 돋보이게 하는 일종의 포장술이 능했다는 의미다.

넷째는, 즐기고 미칠 줄 알았다는 거다. 무대에서 즐기고 미칠 줄 안다는 것은 일상생활이 치열하고 미쳐야만 가능하다. 지금 미칠 수 있는 어떤 하나를 찾아낼 수 있다는 것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계층이나 연령에 상관 없이-에게 축복일 수 있다는 걸 2NE1이 잘 보여주고 있다는 거다.


출처 - OSEN


미국과 독일을 비롯한 유럽에서 엄청난 인지도를 올리고 난 뒤, 지금은 일본 공략에 한창이다. K-POP의 주역으로서 그들이 어느 만큼 승승장구할 수 있을지 기대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까지 잘해 온 것 같이 앞으로도 잘해 주기를 힘차게 응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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