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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斷想

안철수 원장의 서울시장 불출마 선언에 대한 斷想

by @딜레탕트 2011. 9. 7.
9월 6일 오후 4시, 안철수 원장이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선언을 했을 때, 많은 이들은 감동과 탄식의 소리를 저마다 흘려내야만 했다.

하지만 여·야는 물론이요, 재야와 시민들, 나아가 국민들까지 그와 같은 안철수 원장의 행동이 확산시키고 있는 메시지가 무엇인지는 충분히 알아 들을 수 있었다.

안철수 불출마출처 - 모노리서치

곧바로 여권에서는 안철수 원장에 대한 공격의 포성을 쏘아대기 시작했다. 어차피 안철수 원장이 '反한나라당' 성향을 천명했을 때부터 시작되었던 공세였다. 거기에 야권통합후보 중 한명으로 거론되고 있는 박원순 변호사를 지지하며 단일화를 선언하고 나섰으니 이젠 공격의 수위조절이고 뭐고 가릴 여유도 없을 거다. 그러니 앞으로 안철수 원장에 대한 흠집내기, 까부수기, 색깔 덧입히기는 극을 향해 내달리게 될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인 거다.

허나, 쉽지만은 않을 거라는 게 대권주자에 대한 가상대결 여론조사 결과가 말해주고 있다. 여론조사기관인 리얼미티에서도, 모노리서치에서도 안철수 원장이 지금까지 부동의 1위를 이끌어 왔던 박근혜를 비록 근소한 차이로 이기고 있으니까 말이다.

먼저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의 결과부터 살펴보자. CBS '김현정의 뉴스쇼'가 안철수 원장의 불출마 선언 직후 리얼미터에 조사를 의뢰해 나타난 결과를 보면 내년 대선에서 안철수 원장이 야권 단일후보로, 그리고 박근혜 전 대표가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하게 될 경우 43.2%의 지지를 받은 안철수 원장이 40.6%의 박근혜 전 대표를 이기는 걸로 나타났다.

안철수 불출마사진 - 연합뉴스, 출처 - CNB뉴스

그렇다면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의 결과는 어땠을까? 역시 각각 42.4% : 40.5%로 안철수 원장이 박근혜 전 대표를 1.9%p의 차이로 따돌릴 수 있다는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이렇듯 단번에 대권주자로까지 비교되고 있는 안철수 원장의 지지 표심이 얼마 만큼이나 박원순 변호사에게로 유입될지 지금으로서는 알 수 없겠지만, 집권여당에서나 야권 5당에서는 안철수 원장으로부터 촉발된 정치적·사회적 개혁의 물결을 어떻게 받아 들일지 심사숙고해야만 할 것이다.

여담이기는 하지만 서울시장 불출마 선언을 했던 기자회견장에서는 현재 공무원의 신분인 안철수 원장을 세심하게 배려하는 듯한 박원순 변호사의 모습까지 좋게 보고 있는 마당이다. 그러니 여권에서도 전혀 얼토당토 않은 사실을 언론에 배포하는 등의 방법을 사용하는 것으로 이기겠다는 생각은 버려야 할 것이다. 돌파구라고 생각했던 것이 자충수라는 부메랑으로 되돌아 올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이제는 그와 같은 혹세무민의 수단에 휘둘리지 않을 정도로 국민의 의식이 갖춰져 있다는 것도 인정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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